적막한 시간, 고요한 시간, 그리고 움트는 시간, 새해를 기다리는 깊은 밤입니다. 잠에서 깨어난 새처럼 일어나 날개를 펴고 어두운 밤길을 걷습니다. 뒤돌아보니 걸어온 발자국마다 자신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들, 슬프게 하는 일들, 미소 짓게 하는 일들, 괴롭게 하는 일들, 그리고 힘들게 하는 일들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가야할 길이 있기에 추억에 잠그는 것보다 내일을 향해 발걸음을 조심스레 내딛습니다. 2006년 한 해가 저뭅니다. 새 해의 첫 날이 됩니다.
막연한 기대라도 해 보지 않으면 힘든 세상을 버티기 어려울 것 같아 어두운 밤을 조금이라도 붙잡고 싶습니다. 혼자 있고 외로우면 견디기 어려울 것 같아 함께 하는 시간을 통해 무엇인가를 잊으려 몸부림 쳐봅니다. 함께하면 잊고 행복할 것 같은 실오라기 같은 한 가닥의 소망의 촛불을 붙입니다. 꺼지지 않았으면 하는데 가냘픈 숨소리에도 꺼져버리는 외로운 촛불을 보고 마음 아픕니다. 그래도 밝은 날보다 어두운 밤이 좋습니다. 누구도 자세히 보이지 않고 생각, 마치 꿈을 꾸는 듯한 느낌을 주기에 밤을 선호합니다.
시간이 되니 육신이 피곤하여 쓰러집니다. 또 다시 어두운 밤을 지속시키려고 합니다. 꿈을 꾸고 싶은 것입니다. 그 꿈속에서 꿈을 꾸고 싶습니다. 현실이 힘들어서, 현재가 답답해서, 그리고 오늘이 부담스러워서 그렇습니다. 이리뒤척 저리 뒤척거립니다. 낮이 오는 시간이 다가 올수록 두려워하는 마음 때문에 잠이 오질 않습니다. 그러다가 어느새 밤도 어두움도 잊어버리고 . . .
눈을 뜹니다. 창문으로 비치는 밝은 햇빛이 깊은 잠을 깨웁니다. 눈을 감고 어두움을 지속시키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밝음을 만나니 마냥 기쁩니다. 누군가 찾아와 소망의 제언을 할 것 같아 일어나고 싶습니다. 그와 담소를 나누고 싶습니다. 옷을 주섬주섬 입고 거리에 나서서 만나는 이마다 ‘안녕하세요! 좋은 일들을 만나세요! 저도요!’하며 서로들에게 인사 나누고 싶습니다. 마치 영화, ‘sing in the rain’(빗속의 노래)에 출현하여 사랑을 노래하는 주인공처럼 . . . 발걸음은 가벼워집니다. 가야할 곳이 있고, 해야 할 것이 있고, 봐야할 것이 있고, 그리고 말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런 일들을 하면서 모든 것이, 모든 이들, 그리고 모든 일들이 행복하게 보입니다. 나도 행복합니다. 혼자만 아는 콩트에 어깨를 가볍게 숙이면서 미소를 짓곤 합니다.
오늘은 새 해 첫날입니다. 보다 나은 삶, 보다 기쁜 삶, 보다 보람 있는 삶, 보다 행복한 삶, 보다 좋은 삶, 그리고 보다 즐거운 삶을 살기 원합니다. 밤이 그렇게 좋았고, 어두움이 그렇게 좋았고, 그리고 잊고 싶은 시간이 그렇게 많았지만 밝은 낮을 보면서 밝음이 그렇게 좋고, 희망을 그렇게 갖고 싶고, 누구든 만나 행복을 나누고 싶고, 그리고 무엇이든 즐겁게 하고 싶습니다.
오늘은 새 해 첫날입니다. 무엇보다도 주님의 은혜를 마음껏 누리며 살고 싶습니다. 주님께 마음껏 봉사하고 싶습니다. 주님께 모든 영광 돌리고 싶습니다. 오늘은 새 해 첫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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