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파 사람들은 운명론(fatalism)이 아니라 예정론(predestination)을 선호한다. 아니 예정론자들이다. 운명론과 예정론의 차이점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싶다. 운명론자는 자신의 운명을 기다리는 자이다. 어떤 일을 직면할 때에 늘 예상한다. 마치 마태복음 6장에 있는 자들처럼 항상 걱정한다. 내일의 일을 미리 앞당겨서 잠자리에 들지 못해 침대에서 돌쩍귀처럼 뒹굴고 있다.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생일 파티를 가졌다. 그런데 그 날에 넘어져 다쳤다. 운명론자는 말한다. "일년 동안의 일이 순탄치 않겠는데 . . ." 왜냐하면 생일날에 좋은 일이 생겨야 하는데 다쳤으니 말이다. 운명론적으로 삶을 맞이하는 사람은 꿈을 늘 좇아 다닌다. 귀가 얇아 남의 말에 늘 귀울인다. 남의 눈에 신경을 써다보니 외식적으로 허례허식한다. 내일이 걱정이 되니 마음이 늘 바쁘다. 오늘의 즐거움을 맞이하지 못하고 내일의 걱정을 앞당겨서 오늘의 일을 망치기도 한다. 점쟁이처럼 미래를 걱정하면서 오늘의 현상을 내일과 연관시킨다. 예를 들면, 까마귀를 보고 내일을 점친다. 아침에 까마귀를 만나는 것과 저녁에 까마귀를 만나는 것의 차이점을 둔다. 과연 일들이 이렇게 예시적으로 나타나는 것일까? 내일의 일들을 이렇게 항상 예상하며 살아가는 것이 기독교인으로 타당하는 것일까? 나는 독자들에게 묻고 싶다. 기독교인이 늘 내일의 일을 오늘의 일로 결정된다는 확신은 어디에서부터 오는 것일까? 성경적 답변을 찾을 수 없다. 아니 성경은 그렇게 말하고 있지 않다.
우리는 예정론자들이다. 내일 일은 주님께 맡긴다. 불행한 일을 직면해도 걱정하며 괴로워하지 않는 것은 내일은 주님의 것이기에 어떻게 달라지고 예정되어있는지 나는 알지 못하지만 하나님만 알 뿐이시다. 그 분만이 오늘의 주인이시고, 어제의 주인이셨고, 그리고 내일의 주인이시다. 만유의 주인이시다. 그 분만이 내일을 아신다. 나는 피조물이다. 내일의 주님 앞에 우리의 할 일은 겸손히 기도하는 일이다. 기도하면 내일을 기약하면서 오늘의 일을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오늘의 불행을 불행으로만 그칠 것인지 그렇지 않을 것인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주님만이 아신다. 그러기에 우리는 정말 능동적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다. 오늘 넘어져 상처를 받아도, 자칫 잘못하여 차사고가 났어도 내일에 어떤 일이 기다리는지 우리는 모른다. 내일일을 낙관론적으로 보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염세적으로 보는 것은 더욱 아니다. 단지 우리는 주님께 맡긴다. 무슨 일을 만나도 감사할 수 있는 것은 그 분이 내일을 아시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의 자녀로서 그 분이 마련하시는 대로 살아갈 것이다.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을 것이다. 내일을 자랑하지도 않고 오늘을 자랑하지도 않는 것은 모든 것의 주인이신 주님께만 영광을 돌리기 때문이다. 내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 것은 주님의 주님되심을 부인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교만이며 불신앙이다. 이러한 신앙은 신중한 것처럼 가장할 수는 있어도 겸손하지는 못하다.
오늘 어떤 일을 직면하든지 내일을 미리 앞당겨 염려하지 말자. 조용히 주님께 나아가서 기도하자. 그리고 내일을 주님께 맡기고 오늘을 살아가자. 사랑하는 회원분들에게 권한다. 주님을 신뢰하자. 불행이든, 다행이든, 또는 무슨 일이든 나와 함께 하시는 주님과 함께 살아가자. 주님은 나를 너무나 사랑하시는 분이시다. 나를 결코 떠나지 않는 분이시다. 그 분을 신뢰하자. 내일을 준비하신 주님을 바라보자. 믿음의 눈을 열어달라고 기도하자. 주님의 이름으로 말이다. 이 배경의 찬송을 같이 불러보자. "주님을 바라볼찌라" 아멘.
유중경
|2003-09-12 00:30:09
많은 사람들이 개혁파라 주장하면서 운명론으로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인간을 기준으로 좋지않은 일을 당하면 마치 벌이나 저주로 생각하고 그것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부단히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의 일을 인간의 기준으로 판단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개혁파 답게 인간보다 하나님을 먼저 바라보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권주현
|2003-10-17 13:00:54
내일일을 걱정하는 것이 불신앙이라고까진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왔어요...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내 소관이 아니라
주님것이니,,, 당연한 것인데...알게 되어 너무 감사합니다...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기는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기를
제 일생에 간절히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