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신대원 졸업생들과 함께 여수로 졸업여행을 떠났다. 큰 대형버스에 몸을 실었다. 애초에는 학생처장님이신 허철민교수님께서 가시기로 되어 있었으나 몸이 불편하시기에 나 혼자서 출발을 하게 되었다. 3학년 담임이신 문효식교수님은 노회관계로 첫날 저녁에 여수에 도착하실 것이고 하셨고, 전주를 들러서 총장님을 모시고 여수로 향하기로 했다.
여수에 도착한 학생들은 모두 지쳐있었다. 첫 날, 나는 학생들과 함께 화요일 새벽 3시 40분까지 강행군하는 대화를 했다. 좋은 대화였다. 다음 날도, 오는 마지막 새벽도 그러했다(마지막 날은 2시 40분까지). 모두들 진로에 대한 걱정을 했다. 동시에 학교를 떠나는 마당에서 무엇을 배웠고, 무엇이 필요한지를 점검하는 시간이었다. 개척, 고급 공부, 또는 목회, 등 다양했다. 그러면서도 학교를 위한 애교심은 누구보다도 강했다.
이들의 졸업여행을 함께 하면서 나의 졸업시절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먼저 고신대학교에서의 졸업 사은회와 졸업식이었다. 하나를 완성하고 또 다른 하나를 향해 가는 상황이었다. 그 동안 부산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이제는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전국에서 몰려온 학생들과 어깨를 견주어야하는 시각이었기에 긴장은 계속되었다. 어릴 때 서울을 방문 했지만 처음으로 아내 영미와 함께 신혼의 꿈과 신대원, 즉 목사 후보생으로서의 꿈을 펼쳐야 했던 졸업시즌이었음을 기억한다.
1989년 총신신대원을 졸업하는 해였다. 신대원 시절, 아니 대학시절부터 꿈을 가졌던 유학의 길을 이루지 못한 채 졸업한다. 하지만 기도와 준비를 늦추지 않았기에 졸업, 즉 수료한다는 말보다는 다시 시작한다는 결의를 하는 시간이었다. 전임 전도사, 강도사, 부목사 등을 지내면서 유학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이제 이뤄야한다는 강한 집념을 가졌던 졸업식이었다.
1995년 5월은 St. Louis에 있는 Covenant Theological Seminary의 졸업식이었다. 꿈에도 기다리던 학위와 영어 수업을 마무리하는 시절, 너무나 기뻤던 시간이었다. 외국인들 틈 사이에서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도서관을 떠나지 않고 열심히 공부했다. 하지만 신학석사를 받으면서 닥쳐오는 생활고는 나로 하여금 더 나은 학위과정을 포기하게 만들었다.
1999년 3년간의 담임목회를 하고난 후 나는 Chicago 근교에 있는 Trinity Evangelical Divinity School에서 교회사로 신학석사학위를 받는 날이었다. 이미 박사과정을 밟고 있었기에 나의 마음은 기뻤지만 만족하지 못했다. 하지만 외국에서 두 번째 맞는 졸업식은 나로 하여금 자신감을 갖게 하는데 충분했다. 하나님께 감사했다. 다음은 아내 영미에게 정말 감사했다. 8년이 되는 유학의 시기에 맞이하는 두 번째 학위였다. 그래서 학교에서 제공하는 공로학위, 즉 아내에게 주어지는 학위를 아내에게 선사했다.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그것 . . . 학위증을 들고나서 나는 다시 South Africa로 향해야만 한다. 그러면서 다짐한다. 언젠가 이 유학의 여정이 끝나는 날 "주님, 저는 한없이 울 것입니다. 기나 긴 세월동안 인도하신 생명이신 당신께 찬양드릴 것입니다."
2001년 University of Pretoria에서 박사학위를 받는 순간, 나는 잊을 수 없다. 5-10분 동안 나의 이력을 읽고 논문을 읽는 순간 이런 생각을 했다. "하나님, 이제 유학의 여정을 마무리 합니다. 이렇게 마무리하도록 포기하지 않으신 당신을 찬양드립니다. 전적인 당신의 은혜 입니다." 또 나는 아내에게 무언의 말을 건넸다: "여보, 고맙소. 10년간 묵묵히 봉사하며, 나를 신뢰하며, 함께 하며, 격려하며, 기도하며, 밀어 주었던 당신을 결코 실망시키지 않으리이다." 아내와 함께 우리는 South Africa로 여행하여 졸업식에 참석하였다. 그 10분간 여러가지 약속을 하나님께 했다. 이제는 명분상 가르치는 사역으로 접어들 때 지금까지 배우는 자세와 겸손한 자세, 즉 남을 배려하는 자세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하나님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다짐이었다.
이렇게 나는 여러 졸업식들을 이번 졸업 여행을 통해 주마등처럼 기억해 내었다. ㅁ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다. 졸업식 . . . 새로운 출발임에는 틀림이 없다. 졸업식을 하기까지 여러 가지 힘든 일들에 대한 위로와 격려이다. 그리고 내일의 약속이다. 이번 졸업을 앞 둔 모든 후배님들에게 주님의 크신 은혜가 넘치시기를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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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졸업여행을 다녀와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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